2009 - 09 - 16
※ 아정포 카페에 올렸던 글입니다.
jonathan@website:~$ cat file_1_memory
3월 20일경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당시 새 사이트 제작 비용을 전격 지원하기로 하신 분이 외부의 "전문가"에게 프로그래밍 및 운영을 맡기려고 한 적이 있습니다. 자칭 전문가께서는 10년 전에 뭘 하나 개발했다며 신문기사까지 오려갖고 왔는데, 그 양반 말빨이 근사했던 건지, 아님 천성이 사기꾼인 건지... 의욕에 불타던 우리 ○○아주머니를 꼬드겨서 거의 계약할 뻔 했더랬지요. 1년차 예산을 6만 불 이상 잡아놓고, 서버 비용은 달랑 150불 책정... ㅋㅋㅋ 그 엉터리 견적을 포워딩받은 몇몇 분들이 급히 말리지 않았다면 큰일날 뻔... 그래도 이미 엎질러진 물이라 우리 아주머니께서 돈 꽤나 날리셨죠...
레슨 1) 소설 속의 사기를 논하기 전에, 십진법 현실 세계의 사기부터 주의합시다.
레슨 2) 전문가 말이라고 덥썩 믿지 말고, 직접 뜯어보고 물어보고 찾아보세요.
jonathan@website:~$ cat file_2_memory
표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인터넷 우회 접속, 프록시 서버 이용, IP 변조 같은 것은 상상도 하지 못하던 시절. 호랑이 담배빨던 시절이 아니라 바로 요 몇달 전 얘기입니다. 모두들 다른 데 정신이 팔려서 눈치채지 못하고 넘어갔는지도 모르겠지만... 아고라 유명 논객 한 분과 아고라 유명 알밥 한 놈이 우연히(?) 며칠 간격을 두고 동일한 해외 IP에서 글을 쓰기도 했습니다. 아고라 가보면 다 나옴~~ 같은 프록시 서버를 사용한 것이겠죠? ㅋㅋㅋ 근데 그 유명 논객께서는 대체 무엇이 두려워 알밥들이나 사용하는 프록시를 써야 했던 것일까...
레슨 3) 프록시 서버를 쓸 때는, 동일 서버에 알밥이 기웃거리고 있는지 먼저 확인해보는 센스.
jonathan@website:~$ cat file_3_memory
모든 것을 제쳐두고 비공개 제작팀과 밤낮 릴레이 채팅+메일로 논의를 진행하던 4월 중순,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더니 저의 하드디스크가 배신을 때려버렸지요. 자료 보호를 위해 RAID 1 로 묶어놓았던 두 개의 하드 중 하나가 갑자기 돌아가시는 바람에... 그거 갈아넣기에 앞서, 나머지 하나에 들어있는 데이터를 제3의 하드로 복사해내던 중... 나머지 하나의 하드도 장렬히 돌아가시다... 개발 자료 최신 버전이 들어있던 파티션이었죠 ㅠ.ㅠ
레슨 4) 씨게이트 7200.11 계열의 하드디스크는 절대 쓰지 맙시다. 다 날라갑니다.
레슨 5) 동시에 사서 넣은 동일 기종의 하드디스크는 동시에 죽어버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jonathan@website:~$ cat file_4_memory
헐리우드 첩보영화 1탄... 사이트 제작이 본격화될 경우 국정원에서 검은양복 검은썬그라스 요원들을 파견하여 우리 카페의 국내외 주요멤버들을 암살할 것이라는 추측도 있었지요. 그냥 추측이 아니라, 정보계통 돌아가는 방식을 꽤 아는 듯한 분의 걱정이었음...
jonathan@website:~$ cat file_5_memory
헐리우드 첩보영화 2탄... 국내의 누군가가 명예훼손이라고 주장하는 민감한 게시물을 우리 사이트가 즉각 삭제하지 않을 경우 대한민국 정부에서 인터폴을 동원하여 (인터폴이 무슨 명바기 심부름꾼이냐) 해외에 거주하고 해외 국적을 가진 사이트 관리자를 한국으로 잡아갈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동백림 사건의 재현을 방불케 하는 위와 같은 무시무시한 추측들 때문에 어떤 분은 한동안 잠수타시기도 했어요 ㅋㅋㅋ
jonathan@website:~$ cat file_6_memory
저에게 끊임없이 바이러스를 보내어 해킹을 시도한 븅딱도 있었습니다. 근데 리눅스 사용자에게 윈도우 바이러스 보내면 그게 어디 실행되기나 하나... 한 달 반에 걸쳐 무려 60여 건의 각종 바이러스 메일을 보내더니 7월 초에 갑자기 잠잠해졌네요. 제가 사이트 제작 관두겠다고 선언한 직후 ㅋㅋㅋ
jonathan@website:~$ cat file_7_memory
아고라와 카페에는 소위 알밥이라 불리는 자들의 쓰레기 댓글이 많이 보이곤 하지요. 그 쓰레기를 요란하게 걷어차줄 것인가, 아니면 주워서 휴지통에 넣어줄 것인가... 우리가 이 질문을 대하는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그래 놓고 정작 어느 지능적 알밥을 만난 저는 다소 요란하게 그의 쓰레기를 걷어차 버리고 말았지요. 알밥이 저한테 묻더이다. 왜 당신은 당신이 한 말대로 살지 않느냐고...
레슨 6) 알밥의 글이라도 읽고 찔리는 게 있다면 내가 먼저 잘못했을 확률이 높습니다.
jonathan@website:~$ cat file_8_memory
공개된 서신은 아니었지만, 제 종교를 가지고 뭐라고 하시는 분도 있더군요. 여쭙고 싶었지만 참았습니다. 저와 같은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하는 짓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여 저까지 광신도 내지 펀다멘털리스트 내지 정신이상자로 취급할 듯한 기세를 보였던 그 분은... 자신의 믿음과 조금이라도 다른 것이라면 무조건 배척하는 진짜 광신도나 펀다멘털리스트들과 과연 무엇이 다른지...
jonathan@website:~$ cat file_9_memory
지난 봄에 특정 사이트 접속차단 우회법을 알려드리면서 OpenDNS라는 업체를 소개했었습니다. 이 회사를 설립한 사람은 올해 우리 나이로 29살이 되는 데이빗 울레비치라는 미국인입니다. 워싱턴대학 인류학과 출신이지요. 엥? 인류학 전공한 양반이 웬 인터넷 사업을? ㅋㅋㅋ 그뿐 아니라, 세계 최대의 무료 네임서버 서비스인 EveryDNS (무려 10만 개 이상의 도메인을 관리해줌) 샌프란시스코 지역 비영리 단체들을 위한 무료호스팅 봉사 CommunityColo (현재 상태는 모르겠음) 안 하는 게 없네요. 저는 철학 전공인데, 이 분한테 한 수 배워야겠습니다.
레슨 7) 대학 시절의 전공은 그저 전공일 뿐... 그 전공 살려서 취직하기 참 힘들죠?
jonathan@website:~$ rm -rf /